쌀뜨물 세수는 미백효과가 있어 조상 대대로 천연 뷰티팁으로 애용되어왔다. 인조 화장품이 발달된 지금까지도 쌀뜨물은 셀럽들의 꿀피부 비결로 언급되곤 한다.

쌀뜨물의 이같은 피부 미용 효과는 쌀의 핵심 영양부위인 '쌀눈(배아)' 에 있는 기능성분 '감마오리자놀(γ-oryzanol)'에 있다.

현미 한알의 약 8%가 배아를 함유한 미강(쌀겨)이고, 미강의 약 20%가 미강유(쌀겨오일)라 하는 기름성분이다. 이 미강유를 다시 정제하여 추출한 혼합물이 감마오리자놀이다. 

이미지 =매경헬스
이미지 =매경헬스

 

감마오리자놀의 효능

감마오리자놀의 우수한 항산화 및 미백 효능은 이미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한국식품영양과학회에 2007년 등재된 한 논문에서는 감마오리자놀의 항산화 효과를 밝혔다. 감마오리자놀은 기존 항산화제보다 과산화수소 형성을 방지하는데 뛰어난 효과를 보였으며, 높은 농도(200ppm)의 감마오리자놀을 처리할수록 과산화수소의 생성이 억제됐다.

과산화수소는 활성산소 중 하나로, 세포 내 산소 분자가 전자 전달 효소로부터 전자를 얻는 환원 과정을 통해 생성되는 일련의 부산물이다. 

감마오리자놀은 어떻게 항산화 효과를 일으키는 것일까? 2018년 Nutrients지에 발표한 연구에서 감마오리자놀의 항산화 메커니즘을 밝혔다.

활성산소는 각종 만성질환과 노화를 일으킨다. 우리 몸의 세포는 항산화 효소를 생성해 산화 스트레스를 막아낸다. 

활성산소가 많아질수록 더 많은 항산화 효소가 생성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외부 영양소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 때 감마오리자놀은 세포 내 항산화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운영되게 돕는다. 세포 내 산화 스트레스로 구조변화된 단백질에 작용, 항산화 시스템을 조절하는 단백질 'NRF2'가 세포핵으로 이동할 수 있게 촉진한다는 것이 논문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천연물 화학분야의 저명한 저널인 Journal of Natural products에 2012년 등재된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의 논문에서는 감마오리자놀이 멜라닌 형성을 억제함으로써 미백효과를 나타냄을 확인했다.

논문에 의하면 감마오리자놀은 티로시나아제의 활성을 억제하고, 멜라닌 형성에 중요 역할을 하는 단백질 'MITF'를 감소시키는 효능이 있어 피부미백에 효과적이다. 

실험에서 미백 효능 실험에 사용되는 B16F1세포에 감마오리자놀을 처리하자 멜라닌 합성이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마오리자놀, 의외로 화장품이 드문데?

감마오리자놀은 식품, 제약,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일 것으로 기대되는 성분이다. 현재 건강기능식품 성분으로 활용되나 아직 화장품에 사용된 사례는 의외로 많지 않다.

셀젠(CELGEN) 생활과학연구소 박은혜 주임연구원은 "감마오리자놀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정제과정이 필요하고, 아주 소량만이 취득되기 때문에 값이 비싸고 구하기가 쉽지 않은 원료"라며 "그러다보니 이를 활용한 화장품이 많이 출시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쌀의 효능에 대해 연구하는 국가는 주로 일본과 우리나라이고, 다른 선진국의 경우 쌀보다는 밀의 효능을 연구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이 역시 감마오리자놀 함유 화장품이 많이 개발되지 못한 이유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감마오리자놀은 피부 보습과 수분 유지에 도움을 주는 원료"라며 "감마오리자놀이 함유됐어도 성분의 배합과 화장품의 목적에 따라 그 기능과 효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